항공여행과 건강


  • 기내 응급환자 발생시 대응절차
  • 기내의료장비

기내 응급환자 발생시 대응절차

기내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의 항공사는 필요한 절차를 가지고 있다. 보통 객실승무원이 기본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응급처치를 제공한다. 이 때 승객의 상태가 중증이거나 객실승무원이 처치할 수 있는 역량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기내에 있는 의료진을 호출하여 진료를 보도록 하고 있다.

의료진이 기내에서 의료적 지원을 해 주는 경우에는 기본적인 환자의 상태 및 병력,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하여 환자에게 조언을 제공하거나, 필요 시 기내 응급의료장비를 이용하여 투약, 주사, 산소공급 등의 처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처치를 한 이후에는 소정의 양식에 내용을 기입하게 되면 추후 환자가 하기 후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 진료에 참고할 수 있게 된다.

승무원은 만약 기내에 의료진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지상 의료진의 협의나 조언이 필요한 경우 지상의료진의 도움을 구하게 된다. 도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온 의료진의 경우에도 익숙하지 않은 기내 환경에서 의학적 도움을 주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에는 지상의료진과의 연결을 요청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자체 의료센터 또는 계약된 지상 의료진이 있어 기내에서 응급상황 발생시에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지상 의료진은 기내환경과 기내 탑재 의료기기 사용에 익숙할 뿐 아니라 기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의료적 응급상황 대처에 숙련되어 있어 기내 의료진이 응급상황에 대처할 때 적절한 조언과 협진을 제공할 수 있다. 기내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거나 흉통, 호흡곤란, 의식변화, 심한 복통 등 빠른 병원 이송이 필요한 경우 기내의료진, 지상의료진, 기장 등의 협의에 의해 회항 등의 비상착륙을 하게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에서 의학적 문제로 인해 비상착륙(Diversion)을 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흉통 등의 심혈관 질환, 경련이나 중풍 등의 신경학적 질환이 해당된다. 항공기가 회항을 하게 되면 목적지까지 운항하기 위한 연료를 포기해야 함은 물론, 환자 승객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의 여정이 연기되는 등의 경제적, 인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비행 전 환자 승객의 경우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거나, 기내에 적절한 응급처치 제공 위한 교육, 장비탑재 등의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다.

간혹 항공기에서 환자를 돕는 것에 대하여 추후 나에게 책임이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의료진도 있다. 국내 항공사에게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에 따른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법이 기내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응급처치를 제공하다가 발생한 손상에 대해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 그 행위자가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고 되어 있다. 법 조문 해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까지 기내에서 도움을 의료진을 대상으로 책임을 물었던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경우가 없고, 비슷한 사례도 대부분 항공사를 상대로 진행되므로 도움을 주는 의료진은 부담을 덜 가져도 된다.

기내의료장비

기내에는 갑자기 발생한 응급환자를 위해 다양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들이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기본적으로 항공안전법 및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 미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ssociation, FAA),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의 관련 규정을 참고로 하여 구성된다.

항공안전법(시행규칙 제 110조 구급용구 등의 별표 15)에 규정되어 있는 필수 탑재 기기에는 비상의료용구(Emergency Medical Kit, EMK), 구급의료용품(First-Aid Kit, FAK), 감염예방의료용구(Universal Precaution kit, UPK)이 있으며, 항공기 내에는 이 외에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제 47조의2)에 따라 자동제세동기(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AED) 를 탑재해야 하며, 이 외에 항공사마다 자체적으로 필요한 의료기기를 추가하여 싣고 있다.

  • 1. 비상의료용구(Emergency Medical Kit, EMK)

    비상의료용구(EMK)는 기내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의 처치를 위해 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구들을 탑재한 세트이다. 심혈관계 약물, 수액 및 기도삽관을 위한 장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Table 1. 비상의료용구

    장비 내용물 설명서, 기본인명구조술 지침서 청진기, 혈압계, 손전등(펜라이트)과 건전지, 체온계(비수은 체온계) 인공기도, 기관 도관(또는 대형 정맥 삽입관) 인공호흡용 백 밸브 마스크(Bag-valve mask: 자동 팽창 환기 마크스) 주사기, 주사바늘, 정맥주사용 도관(카테터), 정맥 혈류기(수액세트) 항균 소독포, 일회용 의료장갑, 주사 바늘 폐기함, 도뇨관 지혈대, 스폰지 거즈, 접착 테이프, 외과용 마스크, 탯줄 집게(제대 겸자)
    약품 아드레날린제(희석농도 1:1,000) 또는 에피네프린(희석 농도 1:1,000) 아트로핀, 니트로글리세린 정제(또는 스프레이), 아스피린(경구용) 경구용 베타수용체 차단제, 이뇨제(주사용) 항히스타민제(주사용), 부신피질스테로이드(주사제), 기관지 확장제(흡입식) 진통제, 항경련제(주사용), 진토제(주사용), 자궁수축제 정맥주사용 포도당(50%, 주사용 50ml) 주사용 생리식염수(농도 0.9%, 용량 250ml 이상)

    비상의료용구(EMK) 내의 약물 및 장비들은 기본적으로 기내에 있는 의사가 직접 사용하거나, 기내의사의 처방에 의해서 객실승무원 또는 의사가 아닌 의료진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고, 기내에 의사가 없는 경우라면 지상의 의사를 통한 의료지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2. 구급의료용품(First Aid Kit, FAK)

    구급의료용품(FAK)은 비행 중 응급상황에 처한 승객의 사고 및 부상에 대한 응급처치를 위하여 탑재되는 것으로 붕대, 거즈 등의 처치용품 및 코 충혈 완화제 등 일반의약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Table 2. 구급의료용품

    처치용품 내용물 설명서 멸균 면봉(10개 이상), 일회용 밴드, 거즈 붕대, 삼각건, 안전핀, 멸균된 거즈, 압박(탄력) 붕대, 소독포, 반창고, 상처 봉합용 테이프, 손 세정제 또는 물수건, 안대 또는 눈을 보호할 수 있는 테이프 가위, 수술용 접착테이프, 핀셋, 일회용 의료장갑(2개 이상), 체온계(비수은 체온계), 인공호흡 마스크, 최신 정보를 반영한 응급처치교범, 구급의료용품 사용시 보고를 위한 서식
    약품 진통제, 구토억제제, 코 충혈 완화제, 제산제, 항히스타민제
  • 3. 감염예방의료용구(Universal Precaution kit, UPK)

    기내에서도 병원에서처럼 환자에게서 나오는 혈액을 포함한 체액을 직접 접촉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교차 감염의 발생을 줄이고 이를 안전하게 폐기하기 위해서, 응급처치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가운, 마스크, 장갑 등이 들어있다.

    Table 3. 감염예방의료용구

    액체응고제(파우더), 살균제, 피부 세척을 위한 수건, 얼굴/눈 보호대(마스크), 일회용 의료장갑, 보호용 앞치마(에이프런), 흡착용 대형 타올, 오물 처리를 위한 주걱(긁을 수 있는 도구 포함), 오물을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봉투, 사용설명서
  • 4. 자동제세동기(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AED)

    기내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 중 가장 긴박한 상황의 하나가 심정지일 것이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실세동이나 무맥성 심실빈맥을 자동으로 감지하여 신속하게 제세동을 해줌으로써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4년 이후 민간 항공기에 필수적으로 탑재하도록 되어있다.

  • 5. 응급산소통(Portable Oxygen bottle)

    만약 기내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산소 공급이 필요한 경우에 응급산소를 이용할 수 있다. 응급산소는 최소 분당 2L~최고 4L의 산소를 제공할 수 있는데, 객실 내의 25~30% 정도 감소된 산소분압에서 분당 2L의 산소 공급을 해주면 지상과 비슷한 산소농도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산소 사용에 있어 주의할 것은, 응급산소가 제공 가능한 범위가 최대 분당 4L이므로, 만약 의료적 목적으로 산소 제공이 필요한 경우라면 의료용 산소(분당 2~8L 제공가능)를 신청하여 준비한 후 항공여행을 해야 한다.